해냄성가대/전례예절

[스크랩] 2012년 3월 사순시기의 전례음악 1

성가대원들 2012. 3. 7. 22:44

 

 3월은 사순시기의 대부분을 포함하는 달입니다. 따라서 3월 성요셉 성월과 3월19일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 동정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외에는 사순시기에 충실하면 됩니다. 따라서  마침 콰앤오(Choir & Organ)  잡지에 기고한 내용을 전재하오니 참고하시 바랍니다. 3월의 파견성가는 성 요셉 성가(280~282번)를 부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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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사순시기의 전례음악

 

김건정(천주교 주교회의 성음악위원)

 

올 해 222()은 교회 전례력으로 ()의 수요일이다. 주님이 부활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고난을 겪으신 40일을 기념하고 시작하는 첫 날이다. 교회력은 양력이 아니라 유다인들의 달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에 성탄절처럼 고정된 날자가 아니고 매 년 바뀐다. 이날 미사에서 사제는 성수를 뿌리고 신자 개개인 머리에 재를 얹어 주므로써 회개하고 정화되어 부활을 잘 맞이하도록 축복한다. 그래서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라고 하며 사순시기 기산 시점이다.

 

그 다음 주일부터 사순 제1주이며 사순 제6주일로 성지주일(또는 고난주일, 종려주일)로 이어진다.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한 사건을 기념한다. 성지주일의 목요일 밤부터는 특별히 사순시기에서 떼어내어 파스카(유월절,Pascha, Passover)성삼일이라고 하는데 주님만찬 성목요일, 주님수난 성금요일, 부활성야로 이어진다. 파스카성삼일은 전례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전례 등급 우선순위 1번이다. 혹자는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 제6주일 후 성토요일까지를 세어보면 40일이 넘는다고 하는데 가톨릭교회의 계산법에 의하면 재의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4+사순 제1주일부터 사순 제6주일(성지주일)의 성토요일까지 6주간이므로 6 x 7=42()이 된다. 그래서 앞의 4일과 합하면 46일이 되는데 주일은 전통적으로 단식을 하지 않는 축제일이므로 주일 6일을 다시 뺀다. 이렇게 46-6=40일을 맞춘다.

 

사순시기는 전례음악적으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는 사순시기 전례와 전례음악을 온전히 이해하고 음악 프로그램을 짜야한다.

 

재의 수요일

 

평일 미사인데 말씀 전례가 끝난 후 재의 축복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이 있다. 이 재는 지난 해 성지주일에 호산나 다윗의 후손~!!’ 하고 예수님을 환영하며 백성들이 흔들던 올리브 나무 가지(한국에서는 편백이나 측백 나뭇가지를 대신하기도 한다)를 상징한다. 성수를 뿌린 나무 가지이므로 각 가정에 모신 십자고상(十字苦像)에 끼워 두었다가 수거하여 태운 재이다. 이 예식에서 사제는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3,19>” 또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1,15>”하는데 재를 받는 신자들은 숙연해지기 마련이다. 두 복음은 독립적이지만 구약과 신약이 연결되어 있다.

 

전례적으로 보면 이 예식의 핵심은 참회와 속죄를 통하여 부활을 온전히 맞이하는데 있다. 그래서 재를 받기 위해 모든 신자들이 제단 앞으로 행렬해 나간다. 이 때 부르는 성가로 사순절 성가를 부르는데 특히 주님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Attende Domine)”같은 그레고리오 성가가 적합한 노래이다. 이 노래는 선율이 단순하고 찬미가 형식이어서 누구나 제창에 참여할 수 있다. 가톨릭성가집 225번이 그러하다.

 

 

 

사순 시기의 음악

 

다음 첫 주일이 사순 제1주일이다. 음악적으로 다른 보통 연중 주일과 차이가 있다.

우선 미사곡(자비송 Kyrie/대영광송 Gloria/거룩하시도다 Sanctus/하느님의 어린양 Agnus Dei)중에서 대영광송을 하지 않는다. 주님 수난기간에 주님을 크게 찬미하는 노래는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미사곡 전체를 장조 분위기에서 단조 분위기로 바꾼다. 미사곡은 성가책에 여러 벌이 실려있는데 음악만 알고 전례를 모르는 지휘자는 이런 차이를 모르고 지나가기도 하고 더러는 특송이랍시고 성가대가 좋아하는 모테트를 신나게 연주...이는 마치 초상집에 가서 릴리리야 부르는 것과 같은 모양새이다.

 

그다음은 제2독서 후 복음환호(알렐루야)를 하지 않는다. 역시 주님 수난기간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사순시기 환호가 있는데 알렐루야 환호를 하지 않고 복음전 노래라고 하여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같은 후렴구를 노래하거나 읽는다. 가사는 3가지 양식이 있다. 그 다음에 오는 복음구(Versus)는 연중시기와 같이 부른다. 서양음악사 책에서는 연송이라고도 한다.

 

반주자가 유념할 사항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순시기에는 오르간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미사가 끝난 후 후주도 안된다. 즉 합창이나 독창을 위한 반주는 허용하되 기악 연주는 자제하라는 뜻이다. 이 규정은 교회 문헌 여러 곳에 명시되어있다. 다른 하나는 반주를 하되 화려하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오르간의 경우 수 십개의 스탑과 두 세 개의 건반이 있다. 유능한 오르가니스트라면 어떤 음색이 사순시기에 어울릴지 감이 올 것이다. 반주를 위하여 단순해야 한다. 행여 반주자가 즉흥 연주나 기교를 가미한 편곡도 하지 않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사순시기의 전례음악은 순수, 담백한 분위기이다. 음악에서 음표 못지 않게 쉼표도 중요하듯이 성가대가 노래로 미사 전체로 채우려하기 보다는 자주 침묵하여 신자들이 깊은 묵상에 이르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사순 제4주일의 예외적 음악

 

위에서 기술한 사순시기 주일에 지켜야 할 제한을 풀어준 주일이 있다. 사순 제4주일이다. 이날은 기뻐하라(Laetare) 주일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이날은 연중 주일처럼 오르간도 자유롭게 치고 기쁜 노래를 불러도 된다. 왜 이런 예외적 규정을 만들어 놓았을까?... 신학적 배경을 빼고 설명하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도교 초기~ 중세에는 신심이 깊은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사순시기가 되면 예수님의 행적을 본 받고자 고통을 즐기는 풍조가 있었다. 단식이 지나쳐서 금식이 되어 영양실조에 걸리고 스스로 채찍질을 하여 몸을 상하게 하고....그래서 교회는 이래서는 안되겠다...하여 사순시기가 절반 쯤 넘은 주일을 택하여 맘껏 먹고 마시고 즐기라는 뜻으로 기뻐하라 주일을 제정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건강한 몸으로 부활을 맞이하도록... 흔히 바흐나 북스테후드의 사순 오르간 곡이 많다고 하여 사순시기에도 오르간 독주를 하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된다. 교회 밖에서 연주회나 사순 제4주일에 연주할 수 있는 것이다.

 

 

성지(聖枝)주일

 

이날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예식이 있다. 여러 가지 양식이 있는데 대도시 성당에서는 미사 전에 옥외 행사로 손에 손에 축성할 나뭇가지를 들고 있다가 사제가 나올 때 호산-나 다윗 후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하고 환영 노래를 부른다.

외국에서는 동네를 한 바퀴 돌기도 한다. 그레고리오 성가 성가 선율로 세계 공통이다. 그 다음 성수를 뿌리고 복음을 읽은 후 성당으로 행렬을 이루어 입장한다. 이 때 히브리 아이들이 올리브 가지 손-에 들고, 주님께 나아가며 외치는 소리...호산-나 다윗의 후손...“ 같은 노래를 부르는데 입당 행렬을 하면서 부르므로 외워서 부르거나 성가대가 선창을 잘 해주어야 한다. 그다음엔 다시 성전에 들어가며 부르는 노래‘, ’영광 찬미같은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들은 유럽의 바실리카(대 성당)에 맞게 편성된 행렬노래라서 몇 발짝 걸으면 제단에 도달하는 한국 실정에는 좀 복잡하고 안맞는 면이 있다. 이들 노래의 공통점은 이 노래들이 일년에 단 한번 성지주일에만 불리기에 신자들이 배우고 부르기 어렵고 평소에 코랄형 회중 찬송에 익숙해졌기에 그레고리오 성가가 생소하게 들리는 것이다. 또 하나는 노래의 기능이 모두 행렬 노래이기에 악보 없이 부르므로 부득이 성가대만 부르게 된다는 것이다. 가톨릭교회의 전례음악은 전례력과 일치가 되어야 한다.

 

(다음호에 파스카성삼일과 부활시기 음악 계속...)

 

 

 

 

출처 : 전례음악
글쓴이 : 좋은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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